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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2월 10일
[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 작가에게] _ 임근준 AKA 이정우
1. 평생에 걸쳐 연구할 주제가 무엇인지 고민하라. 2. 자아를 탐구하는 소위 ‘일기장 작업’을 해왔다면 다른 직업을 알아보라. 3. 졸업하기 전 학생의 신분으로만 가능한 에고-트립(ego-trip)이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4. 에고(ego)와 후츠파(chutzpah)는 클수록 좋다. 5. 학창 시절에 ‘캠퍼스의 전설’이 되지 못했다면, 아예 어떤 식으로든 기억에 남지 않는 편이 이롭다. 6. 최소한 3-4회 이상의 개인전을 소화할 분량의 작업이 축적되기 이전에, 개인전을 열고 데뷔하지 말라. 7. 평판이 좋은 대안공간이나 갤러리가 아니라면, 때 묻지 않은 공간에서 데뷔하는 편이 낫다. 8. 3류 상업 화랑과 함부로 비즈니스 관계를 맺으면 곤란하다. 9. 주례사 격의 전시 서문을 받지 말라. 때로 전시 서문은 화환보다 추하다. 10. 작업에 자신이 있다면 목에 힘을 주고 다녀도 상관없다. 11. 삶과 작업이 상관없어 뵌다면, 둘 중 하나는 가짜다. 12. 작가 이력에 아트 페어 관련 정보를 적는 망신스러운 일을 삼가라. 13. 수준 낮은 작업을 하는 이들과 어울리지 말라. 14. 주변에 탁월한 작업을 전개하는 동료가 없다면, 자신의 수준을 의심해보라. 15. 작업에 관해 터놓고 의논해도 좋은 만큼 탁월한 취향(taste)과 감식안(eye)을 지닌 동료를 확보하라. 16. 동료를 구하는 데 나이/인종/성별 등을 따지는 우를 범하지 말라. 17. 전시 개막 리셉션에 가족과 동문을 부르지 말라. 18. 주변의 일반인들이 작업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의기소침해하는 아마추어적 감상주의를 버려라. 19. 윤리적 명제에 천착하는 죄의식의 작품(guilt trip art)으로 혹세무민하지 말라. 20. 부모의 바람에 따라 ‘정상적 가정’도 꾸리고, 어떤 식으로든 ‘아방한 작업’도 할 수 있으리라는 헛된 바람은 일찌감치 집어치워라. 21. 개인 작업실에 꽂혀 있는 책이 500권 미만이라면 작가로서의 자질을 의심해보라. 22. 성공한 예술가는 자신만의 관객을 거느리는 법. 가상의 관객을 염두에 둔 채 실질적 관객을 도모하는 자세를 갖춰라. 23. 작업을 십분 이해하는 관객 2-3인으로 충분하다는 식의 태도가 때로 중요하다. 24. 더욱 중요한 일은 그 2-3인의 확보. 25. 자기 작업을 해설하는 일은 금기다. 작가의 입으로 작품을 해설하면, 작품은 제 스스로 말 할 기회를 잃는다. 26. 작가 프리젠테이션에서도 작업에 관련된 기본 전제 조건 외의 핵심을 해설하면 안 된다. 27. 아티스트 스테이트먼트(artist statement)에 작업의 미적 구조를 (확정적 언어로) 해설해놓으면, A급 평론가는 평문 쓰기를 거부하거나, 작가의 말을 직접 인용해버린다. 28. 아티스트 스테이트먼트에선, 구체적 언어를 사용할 때조차 추상적이어야 옳다. 특정 담론을 언급하는 일은 바보짓이다. 29. 숨은 레이어(layer)를 거느리지 않는 자명한 작업은 비교적 생명이 짧다. 30. 작업에 싸구려 재료를 쓰지 말라. 나중에 고급 재료를 써서 다시 제작하면 된다고 믿기 쉽지만, 나중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31. 언어와 조형의 관계를 일대일로 대응시키는 일은 (사기가 아니라면) 바보짓이다. 32. 궁극의 조형적 쾌락은 (언어에 연루된) 오브제를 (언어에 종속시키지 않은 채) 다른 차원의 오브제로 전환하는 데서 발생하는 법이다. 33. 우리 시대의 예술은, 법칙의 지배, (반)자율적 실천, 그리고 성숙한 자유주의에 기반을 둔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 4년 동안 헛공부했다. 34. 창피한 작업도 버리지 말고 비밀 공간에 잘 숨겨놓을 것. 훼손 또는 파기하면 나중에 후회하는 수가 있다. 35. 작품의 기록 사진은 반드시 고화질로. 인생은 길고, 기록은 영원하다. 36. 작업 세계의 근간이 되는 작품은 절대 판매하지 말라. 37. 큐레이터, 화상, 후원자, 평론가를 만날 때 예의를 갖추되 굽실거리지 말라. 38. 전시 관련 인쇄물을 제작할 때 유행에 민감한 디자인을 피하라. 39. 가능하다면, 작업을 이해할 수 있는 지력을 소유한 디자이너를 찾아 장기간 협업하라. 40. 타자와 협업을 시도할 때, 기회주의적 분업 혹은 아웃소싱에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 41. 창조성을 추구하는 데 따르는 민망함은 타인의 몫이 되도록 하라. 42. 시대착오적이길 두려워하지 말라. 43. 기념비적 아름다움을 거부하는 태도야말로 지난 시대의 기념비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44. 현실 도피적 리얼리티를 도출해 현실로 귀환하는 법을 배워라. 45. 틈새 마케팅(niche marketing)의 미적 논리에서 벗어나도록 노력하라. 46. 예상한 것 이상의 결과를 낳는 작업 과정을 고안하라. 47. 자기-참조적(self-referential) 작업을 시작할 때, 과연 내가 이 일을 평생 즐겁게 지속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라. 48. 다양한 미디엄(medium)을 작업에 동원할 때, 그것의 다이어그램적 배치(diagrammatical disposition)가 조형적으로 아름답나 자문해보라. 49. 작업을 언어로 치환해봐서, 말단이 닫힌 폐쇄 구조의 텍스트-구조체가 도출된다면, 무엇이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복기 작업에 나서야 한다. 50. 좋은 작업은 대개, 이성에 의해 설정되지만, 감성에 의해 기동되고, 많은 부분, 몸에 익은 지식에 의해 구현된다. 51. 모든 미술품은 오브제와 정신의 (재)결합체라는 점을 잊지 말라. 52. “재능은 빌리고, 천재는 훔친다(Talent Borrows, Genius Steals)”는 오스카 와일드의 말을 기억하라. 53. 포스트-모더니즘(Post Modernism)은 끝났다. 전 세대의 열린 질문의 계정에 함부로 무임승차하다가는 일찌감치 도태되는 수가 있으니 주의하라. 54. 예술에서, 패션(fashion)은 금기지만, 스타일(style)은 중요하다. 55. 대개의 좋은 작업은 아이러니(irony)하지만, 억지로 아이러니를 추구한다고 될 일은 아니다. 56. 형식을 무시한 채 ‘진정성’을 추구하는 우를 범하지 말라. 내용과 형식은 결국 하나다. 그런데, 진정성이 대체 무슨 말인가? 57. ‘과정이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며 작업해야 옳지만, 관객과 마주한 채 말을 건네는 역할은 언제나 결과의 몫이다. 58. 미적으로 성공한 전업 작가는, 거의 예외 없이 아침 일찍 일어나 작업하고, 저녁에는 전시 개막이나 파티 등을 둘러본 뒤 일찍 잠자리에 든다. 59. 인생은 길지만 전성기는 짧다. *<퍼블릭아트>지 2010년 1월호 게재 원고 2010년 02월 10일
2010년 02월 10일
_ "Yoko Ono Plastic Ono Band - Kurushi (live)" 2010년 02월 09일
오늘은 예술가의 자아확장법 - "인종적 정체성을 갖고 놀기"를 이야기합니다.
-------------------------------------------------------- ![]() *KBS 제1라디오, 오후 10시 15분쯤 시작합니다. 다시 듣기 안내: KBS 문화포커스의 홈페이지 왼쪽 하단을 보시면, 헤드폰을 쓴 꼬마가 보이죠? 클릭하면, 다시 듣기 서비스 페이지가 나옵니다. 해당 페이지가 뜨면, 달력에서 화요일 가운데 원하는 날짜를 누르고 일일 시간표에서 문화포커스의 헤드폰 아이콘을 클릭합니다. 2010년 02월 09일
2010년 02월 09일
_ "Iron Checkbook Shapes Cultural Los Angeles"
_ "The Reach of Eli Broad in Los Angeles" *인터랙티브 지도에서, 브로드 예술 재단의 사진 페이지에 에러가 있는지 5번부터 안 뜬다. 2010년 02월 09일
2010년 02월 09일
2010년 02월 09일
대학 졸업전을 보고 예비 작가의 미래를 점치기는 어려운 노릇이다. 아카데미의 정도를 따라 열심히 작업한 학생도 있겠지만, 지도 교수의 성향에 맞춘 작업으로 무탈하게 졸업하기로 작정한 학생도 있을 테다. 열심히 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을 수도 있고, 열심히 안 했는데 한두 점의 결과가 좋을 수도 있다. (고로 선발된 몇몇에게만 작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허나, 전업 작가가 되면 아침저녁으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지속적으로 양질의 작업을 생산하려면 어쩔 도리가 없다. 학교에서와 달리, 말이 통하지 않는 누군가를 핑계 삼아 볼품없는 작업에 관해 양해를 구할 수도 없다. 작품은 곧 작가의 얼굴이기 때문에,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결과가 나쁘게 나오면 모조리 ‘내 탓’이 된다. 그런 창피를 견딜 수 없어야 비로소 작가 노릇이 가능하다. 소설가 김영하는 <작가를 꿈꾸는 이들에게>라는 리스트-업의 첫 항목에 이렇게 적었다: “작가가 되려면 이미 작가여야 한다. 작가처럼 생각하고 행동한 사람만이 '작가'가 된다.” 이번 졸업생 가운데 전업 작가를 희망하는 분이 있다면, 부디 작가처럼 생각하고 행동하시길. 졸업전에 내놓은 작품을 가지고 작가의 자질을 따지고 드는 사람은 없을 테니, 바로 지금부터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시길. 평생에 걸쳐 연구할 주제를 찾는데 성공하면, 굶어죽기도 힘든 세상이니, 두려움을 떨치고 도전하시길, 부디. 두려움을 떨치는 젊음에 건승을 빈다. - 임근준 AKA 이정우 | 미술·디자인 평론가 2010년 02월 08일
_ "Céleste Boursier-Mougenot at Barbican Centre, London" *미술가의 사운드 아트는 웃겨야 제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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