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반가운 소식.
우리 (재토종화) 한국인들이 제일 싫어하는 건, 억울한 상황에 처하는 일. 사실 여부와 상관 없이 민식이법에 감정적으로 저항했던 이들은, '억울하게 당할 가능성'을 놓고 민식이법을 비난했는데... 이게 오히려 큰 효과를 발휘했다고 본다.
'어린이의 생명이 소중해서'가 아니라, '억울하게 당할 가능성'이 무서워서 다들 열심히 정말로 속도를 줄이고 있는 모습이랄까.
학교 앞 안전 인프라 확충이 가장 큰 힘을 발휘했겠지만, 네비게이션이 열심히 '여기가 '억울하게 당할 가능성'이 있는 곳이야'라고 안내하게 된 것도, 주효했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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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잘 이야기되지 않는 산업화 서사 가운데 하나가... 1980년대-1990년대 초중반의 엉망진창 자동차(자가용차) 문화다. 단지 운전 미숙 문제라기보다는, 계급 상승력 과시가 더 문제 같아 뵀다.
(그 과정에서, 소나타는 아파트 중산층 진출/편입의 상징이 됐다. 그래서 소나타 운전자들은 00년대 초반까지도 도로에서 잘 양보하지 않는 무서운 습성을 뵀다. 종종 유달리 공격적이므로 요주의 대상이었다.)
1980년대-1990년대 초중반의 시공에서, 차에 가장 많이 치어버린 세대는, 80년대생 여러분. 이는 특수한 세대 경험으로 남을 예정이다.
급격한 자동차 보급과 안전 인프라 미비와 안전 운전 문화 부재와 아파트 주차장 지하화 미전개 등으로 인해... 미취학 아동기와 초등학교 저학년 때 경미한 사고라도 경험한 이들이 부지기수다. 또래 친구가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거나 사망하는 장면을 목격한 경우도 많다.
90년대 중후반생만 해도 이런 이야기하면 ?? 한다.
K-80년대생의 교통사고 경험이 세대 멘털리티 형성에 미친 영향은 상당하리라고 추정한다.
누가 80년대생의 교통 사고 경험을 수집-기록할 필요가 있다. 더 나이가 들어서 둔감해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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